2008년 04월 23일
게임 프로듀서의 역할
프로듀서의 역할은 일단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역할로 "프로젝트의 관리"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내가 한국에서
일했던 경험을 보자면 게임 기획이라는 직책아래 게임 디자이너의 역할과 프로듀서, 어떨 때는 프로젝트 매니저와 마케팅
심지어는 운영의 역할을 동시에 진행했었다.
가장 큰 이유는 단지 기획자가 게임과 개발에 관해서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개발 과정을 잘모르는 사장님에게
일반적인 언어로 설명할 수 있고, 팀 내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게이머의 입장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그들의 요구를 맞추어 줄 수 있는 인물. 기본적으로 기획자라는 이름으로 갖추어야 할 능력이기 때문에 그리고 게임의 기획과
앞으로의 구상에 가장 적합한 사람은 바로 늘 팀원과 커뮤니케이션을 숨쉬듯이 해야 하고, 게임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으며,
게임에 대해서는 그래도 잘 알고, 언변과 글빨이 뒤어난 사람. 바로 대부분 이런 사람이 팀에서 기획자 혹은 기획 팀장으로
있기 때문이다. 나도 그 예외일 수는 없었다.
그래서인지 맨 처음 외국 회사에서 일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 바로 "프로듀서의 역할"이라는 부분이었다. 게임 디자이너가
따로 있고, 개발 초기인 시점에서 프로듀서가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물론 프로듀서도 인력이 딸리면 게임 디자인에 참여하기도
한다.(지금 나도 그렇게 참여는 하고 있다) 그렇지만 결국 문서를 완성하는 사람은 게임 디자이너이다. 프로듀서가 아니다.
어떤 회사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따로 있다. 그럼 프로젝트 매니징도 다른 사람이 하면 프로듀서는 노는 사람인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왜냐하면 그런 일을 빼고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프로듀서는 모든 일에 관여를 한다. 그렇지만 관여하는 깊이는 게임 디자이너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로젝트
매니저, 개발 디렉터, 아트 디렉터가 있는 상황에서 깊지는 않다. 그렇지만 중요한 항목의 결정은 모두 프로듀서의 몫이 된다.
현재 일하는 회사에서 프로듀서의 역할은 이러한 각 디렉터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게 된다. 즉 그들의 연락병 노릇이다.
그렇지만 프로듀서냐, 어소시에이트 프로듀서냐 어시스턴트 프로듀서냐에 따라 그 역할은 극명하게 나뉜다.
먼저 어시스턴트 프로듀서는 말 그대로 프로듀서의 조수 역할이다. 프로듀서의 시간을 많이 잡아 먹게 되는 단순 작업을
담당하고, 프로듀서가 시간을 아겨서 더욱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좌하는 일이다. 예를 들자면 프로젝트에 관련하는
문서의 작성, 검토, 수정을 담당하고 완성본을 프로듀서에게 제출하게 된다.
어시스턴트가 프로듀서의 전반적인 업무의 보좌를 담당한다면, 어소시에이트 프로듀서는 그 중 전문적인 한 부분을 맡아서
간단한 프로듀서의 확인 과정만을 거친 뒤 책임을 지고 일을 진행하는 역할이다. 예를 들자면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을
맞게 된다.
프로듀서는 전반적으로 모든 것을 관할하지만, 중요한 기술은 자신이 가진 리소스를 어떻게 활용해서 자신의 시간을 중요한
안건에 집중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게임 디자이너의 문서를 검토하고, 이것이 개발팀과 아트 팀에게 잘
전달이 되었는지, 그리고 이들의 문제점은 없는지, 문제점이 있다면 왜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프로세스를 만들지, 그리고 일정에 무슨 영향을 미치는 지를 고려한다.
조금 더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해 보자.
프로듀서는 우선 게임 디자인 회의에서 게임 디자이너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그 기능을 집어 넣을 지를
결정한다. 어소시에이트 프로듀서는 이에 따라 리소스를 확인하고 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의견을 제시한다. 어시스턴트
프로듀서는 만약 그 기획이 게임에 채용이 된 경우, 여기에 필요한 추가적인 프리젠테이션의 문서나 프로듀서가 지시하는
추가 문서를 작업한다. 이 문서는 게임 디자인 문서나 기술 디자인 문서를 바탕으로 하기도 한다.
프로듀서는 단지 스타 개발자가 아니다. 개발자 대표로 대접을 받는 것은 그가 모든 중요 사항에 대한 결정권자이기 때문이고
그래서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는 것이다. 적절한 책임에 따른 보상의 결과이다. 물론 우리 나라의 경우,
대부분 사장님이 스포트 라이트를 받지만 ..
EA의 경우는 조금 다른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EA의 모든 어시스턴트 프로듀서는 게임 디자이너이다. 그리고
어소시에이트는 리드 게임디자이너의 역할만 한다. 그리고 프로듀서는 이들을 총괄하고 리소스 관리와 마케팅, 아웃 소싱 등
좀 더 하이 레벨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다. 그리고 실제 개발은 개발 디렉터가 진행을 하고 프로젝트 매니저가 따로 있어서
매일 단위로 팀의 개발 상황을 업 데이트한다. 때문에 EA는 늘 프로듀서와 개발 디렉터 간의 충돌이 있다. 이를 통해서 EA는
이상(프로듀서)과 현실(개발 디랙터)의 절충을 도모한다. 반드시 이 시스템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충분히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다고는 본다. 다만 EA의 시스템은 스타 개발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을 위해서 팀 간의 역할을 분담하고
한 사람에게 권력을 분산하기 보다는 나누어서 일을 시켜서 팀의 주인 정신을 강조한다. 그러나 반면 개인의 주인 정신은 약해져서 출중한 사람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 EA를 떠난다. 덕택에 개발 디렉터가 프로젝트 중간에 빠지더라도 프로젝트의
피해는 최소한에 그치고 그대로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프로듀서의 역할을 나름대로 정의는 해 보았지만 아직도 나는 초보 프로듀서다. 게임 기획자, 온갖 역할을 다 짬뽕해서
해온 역할은 경력 10년의 나름대로 베테랑이지만 프로듀서, 전문적인 커뮤니케이션과 결정권자의 역할,은 아직 초보인 셈.
물론 전에도 하던거니 어느 정도는 하고 있지만, 요즘 드는 고민은 내가 과연 맞느냐하는 것이다. 내 위의 26년 경력의 화려한
시니어 프로듀서를 옆에서 보고 배우고는 있지만... 아마도 이 역할에 대한 고찰은 또 나를 지속적으로 괴롭힐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게임 기획자의 역할과 할 일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 가를 늘 고민하게 만든 것 처럼...
이글루스 가든 - 게임 기획자로 성공하기
# by | 2008/04/23 12:27 | Game development | 트랙백 | 덧글(0)










